건강상식
테니스 엘보와 골프 엘보
한의학 박사 김현수
운동을 하다보면 뜻하지 않게 무리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한 번 통증이 생기면 금방 나을 듯 하면서도 쉽게 낫지 않아 고생하게 되는 것이 팔꿈치의 부상이다. 테니스 엘보는 테니스를 치는 사람에게서 많이 생기는 팔꿈치 부상이라는 뜻으로, 골프 엘보는 골프를 많이 치다보면 생기는 팔꿈치 통증이라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해서 이제는 정식 의학용어가 되었다.
테니스 엘보
테니스 엘보는 테니스를 많이 치는 사람들에게 자주 일어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팔을 뻗었을 때에 팔꿈치의 바깥쪽(엄지 손가락 방향)에 통증이 오는 것으로, 그 부위의 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되고 근육에 무리가 와서 생긴다. 의학용어로는 ‘상완골 외상과염’이라고 한다.
바깥쪽 팔꿈치의 인대는 대개 백핸드 스윙때 다치기 쉬운데, 공이 라켓에 맞을 때 생기는 진동이 팔에 자극을 주어 다치게 된다. 너무 무거운 라켓을 사용하거나 그립 사이즈가 맞지 않을 경우, 또 스트링(라켓의 프레임에 가로 세로로 걸린 줄)의 강도가 적당하지 않아도 생길 수 있다. 팔만 사용하는 잘못된 스트로크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테니스 이외에 배드민턴 선수나 목수 등 특정한 동작을 반복하여 팔꿈치에 무리가 오는 경우도 있으며, 컴퓨터 자판이나 마우스를 많이 사용하는 사무원 등에게도 같은 증상이 발생한다. 주부들의 경우 걸레를 심하게 짜거나 손빨래를 할 때에도 무리가 올 수 있으며, 설거지를 하면서 미끄러운 그릇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거나, 무거운 프라이팬을 잡는 힘을 쓸 때에도 무리가 올 수 있다. 한 번에 큰 충격을 받아서 생길 수도 있지만 작은 충격을 반복적으로 받아 그 스트레스가 축적되어 발생되기도 한다.
테니스 엘보는 손바닥을 아래로 한 상태에서 물건을 집거나 들어 올릴 때 심한 통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 증세로는 팔을 앞으로 쭉 펴고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고 손가락에 힘을 준 상태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아래로 누를 때 저항하면 팔꿈치에 통증이 느껴진다. 심한 경우에는 라켓이나 젓가락을 쥘 경우 팔꿈치가 아프고 머리를 감으려고 해도 통증이 온다. 손가락을 움직이거나 손을 돌리는 동작에서 특히 심한 통증을 느낀다.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휴식을 취하면 곧 좋아지지만 괜찮아진 듯하다가도 조금만 무리하면 다시 통증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물건을 집는 자세만 취해도 통증이 생긴다.
골프 엘보
골프 엘보는 팔꿈치의 안쪽부위(손바닥을 위로 하고 팔을 폈을 때 새끼손가락 방향)에 있는 인대와 근육이 무리하게 될 때 손상되어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상완골 내상과염’이라고도 한다. 양쪽 팔꿈치 관절의 내측상과(팔꿈치 안쪽에 튀어나온 뼈) 부위의 통증으로 골프 선수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골프 엘보는 대개 골프 연습을 하거나 필드에서 스윙할 때 잘못하여 뒤땅을 칠 때 생기는 증상으로 강한 충격이 팔목과 팔꿈치로 전달되어 인대와 근육을 손상시키면서 생긴다. 때로는 정상적인 스윙을 하더라도 너무 오랜 시간 연습하거나 무리하게 되면 팔꿈치의 인대가 손상될 수도 있다.
골프 선수 이외에 팔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과 주부들에게도 많이 나타난다. 물건을 강하게 잡거나, 공장에서 조립하는 것과 같이 반복적으로 손을 사용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을 하거나, 또는 서빙을 하면서 접시를 들고 있는 일을 힘들게 할 때에도 잘 생긴다. 걸레질을 하거나 수건을 짜는 등 팔을 비틀거나 쥐어짜는 동작을 할 때도 팔꿈치 안쪽에 통증이 일어난다. 칼로 음식을 썰 때도 팔꿈치에 무리가 오기 쉬우며, 특히 냉동육류와 같이 잘 안썰어지는 재료를 썰면서 힘을 많이 주게 되면 쉽게 인대가 손상된다.
골프 엘보의 증상은 테니스 엘보와 거의 비슷한데 통증을 느끼는 위치와 통증을 유발하는 동작이 다르다. 골프 엘보는 손바닥을 위로 보게 하고 팔꿈치를 펴면 팔꿈치 안쪽에 무리가 오면서 통증이 느껴진다. 이때 심한 경우는 인대와 근육이 부어 있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 할 수 있으며 팔꿈치를 완전히 펴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팔을 편 상태에서 팔꿈치 안쪽을 누르면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물건을 들 때 통증이 심하게 나타난다. 심하면 물건을 들어 올리는 것이 힘들며 손목을 돌릴 때도 통증이 나타난다.
치료 및 예방
테니스 엘보와 골프 엘보는 모두 인대와 근육의 손상이 주원인이므로 통증이 있을 때에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픈데도 불구하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거나 무리하는 것은 치료효과를 반감시킬 뿐만 아니라 치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오히려 증상이 심해질 수도 있다.
치료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보통 침을 맞거나 뜸을 뜨는 것으로 대부분의 통증이 좋아진다. 이 때 치료를 받고 통증이 없어져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절대로 무리하면 안 된다. 한 번 손상된 인대는 경중에 따라 다르지만 손상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데에 시간이 필요하다. 치료가 다 되어 통증이 없는 상태로 최소한 2-3개월 정도의 시간을 조심하여야 한다. 이 기간을 기다리지 못하면 반복해서 통증이 오게 되며, 그것이 여러 번 반복하다보면 만성적인 통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래서 테니스 엘보나 골프 엘보가 치료가 잘 안된다거나 치료가 어렵다고 하는 이유이다.
그 외의 치료 방법으로는 부항이나 봉독침, 약침, 테이핑 등의 방법이 있으며, 한약도 효과가 있다. 목부터 어깨를 포함한 팔이나 손목 부위의 틀어진 뼈를 교정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핫팩이나 전침, 초음파, 저주파, 레이저 등의 치료도 효과가 있다.
테니스 엘보와 골프 엘보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방법은 운동 전에 미리 스트레칭이나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서 관절과 인대, 근육에 무리가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손가락을 구부렸다 펴거나 손목을 돌리고 팔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팔꿈치의 긴장이 해소될 수 있게 해준다.
제일 좋은 예방법은 평소에 팔과 손목의 근력을 길러 놓는 것이다. 인대에 무리가 온다는 것은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근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근력이 약한 사람은 손상되기도 쉽고, 한 번 손상이 되면 회복되기가 매우 힘들다. 근력이 강한 사람은 웬만한 운동이나 충격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고 다소 충격이 오더라도 회복이 빠르다.
근력을 기르는 운동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하되 한 번에 무리하지 말고 자주 하도록 한다.
1. 적당한 무게의 아령을 들고 손등을 위로 향하게 한 후 손목을 굽혔다 폈다 하여 근력을 강화한다.
2. 손등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 같은 방법으로 손목을 굽혔다 폈다 한다.
3. 아령을 들고 팔을 굽혔다 폈다 한다.
4. 엎드려서 팔 굽혀펴기를 한다.
5. 테니스 공과 같은 부드러운 기구를 손에 쥐고 힘을 주어 쥐었다 놓았다 하면서 손가락의 힘을 기른다.
주의할 점은 이러한 운동은 통증이 있을 때에는 절대로 금해야 하며, 치료 후에 운동할 때에는 특히 통증이 없을 정도까지만 조심하며 하도록 한다.
♣ 이 글은 {글로벌코리아} 2011년 05월호에 기사화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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